제작사 : Valve
발매연도 : 2007
가격 : 19.95$ (오렌지 박스 49.95$ -> 39.95$ 가격 인하.)

돈 벌자고 만든 게임은 분명히 아니다. 그게 더 대단하고 무섭다.


날것의 아이디어를 큰 회사가 통째로 가져다 매우 잘 구워 만든 좋은 경우.

[포탈(Portal)]은 돈 벌자고 만든 게임이 아닙니다. 5개 들어있는 '오렌지 박스(Orange Box)'에 합본되어 있어서 '번들'같은 느낌이 강했고, 게임의 길이가 묘하게 짧아서 '독립된 상품'으로 보기에는 조금 거시기한 점도 있었죠. 하지만 밸브(Valve)는 [나바큘라 드롭(Narbacular Drop)]을 만들었던 학생 팀을 통째로 고용해, [포탈]을 만들어 내놓았습니다.

대체 왜 밸브는 그 자체가 돈이 될리 없는 작업을, 원작의 팀까지 통째로 고용해 만든걸까? 그냥 후진 양성? 돈이 썩어나 낭비하고 싶어서? 이유는 간단합니다. 직접적인 돈벌이가 아니더라도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밸브는 '개발사'입니다. 하지만 스팀(Steam) 서비스를 하며, '다운로드 판매 배급망'이라는 신천지를 열며, '배급사'로써의 역할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배급망'을 열긴 했는데, 자기네가 내놓던 [하프 라이프(Half Life)] 외에는 좀 썰렁합니다. 다른 회사 게임들도 보유하고 있지만, 굳이 스팀에 와서 할만한 메리트도 없고, 종류와 갯수도 적은 편입니다. [다위니아(Darwinia)] 같은 걸로 추가 고객들을 낚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좀 부족합니다. 과거에 [하프 라이프] 시리즈로 낚았지만 돌아오지 않는 이전 고객들, 아직 [하프 라이프]를 해보지 않았지만 '스팀' 가입이 번거로와서 플레이하지 않는 이들, 이런 여러분들 광범위하게 한 번 낚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오렌지 박스(Orange Box)'는 '이래도 낚이지 않을테냐?'라는 밸브의 일갈입니다.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기억하시죠? [하프 라이프 2(Half Life 2)]와 그 이후 에피소드 2개, 멀티 플레이어 FPS의 최고봉 중 하나인 [팀 포트리스 2(Team Fortress 2)]. 여기까지도 좋긴 한데, 뭔가 굉장히 폼나는 게임이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절대 손 안댈만한 거, 그 자체가 돈이 되건 말건 전혀 상관없고 그저 절대 다수를 감탄하게 할만한 게임.

아무 생각없이 스팀에 가입하러 마구 달려올 동기가 될만한 게임.
[포탈]은 그 역할을 매우 충실히 해줬습니다.

우선 괜찮은 편이지만 아직 날것의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팀을 통째로 고용했습니다. 굳이 고용하지 않고 제작사로 인정해 외주를 줘도 되었을테고, 아이디어만 사서 자기네가 만들었어도 될겁니다. 하지만 통째로 고용해버렸습니다. 그 제작비가 훨씬 저렴해서 그랬을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고도의 마케팅 기법일 수도 있습니다. [포탈] 아시는 분들이라면, 그게 어떤 경로를 통해 만들어지게 된건지 대충 비하인드 스토리 아실 겁니다. 즉 제작 과정 자체가 이슈화되고, 바이럴 마케팅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인디에 너그러운 이미지'까지 심어, 이후 여러 인디 게임들이 적극적으로 입점할 만한 계기까지 만들었습니다. 굉장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허가받지 않고 만든 [포탈 : 플래시 버젼(Portal : Flash version)]을 너그럽게 놓아두었는데, 그 자체로도 엄청난 일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자기네 게임의 매출이나 마케팅 콘트롤에 어긋난다며 가차없이 날려버리거나, 어떻게든 엮어서 콘트롤하려고 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럼 밸브는 왜 이걸 놓아두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밖에서 알아서 움직여주는 것이, 화제를 모으기 더 좋기 때문입니다. 위 링크에서 보실 수 있는 저희 리뷰어의 경우, 시험기간이라 [포탈]이 들어있는 '오렌지 박스'를 구입하지 못했습니다만, 이 플래시 게임에 낚여 결국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사실 번들 박스 하나 더 팔건 말건, '개발사'로써의 밸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팀'에 가입자가 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포탈] 때문에 충성도가 높아졌을 잠재 고객이 늘고, 이전에는 전혀 올 일 없던 낯선 이가 호의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포탈]의 플레이 타임과 깊이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이 게임의 기본 아이디어와 그 적용은, 매우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굳이 '오렌지 박스'에 넣어 팔지 않고, 좀 더 길고 깊게 만들어 별개의 상품으로 팔 수도 있었겠죠. 그래도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고, 온갖 칭찬과 호의적인 비평 다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포탈]은, 딱 적절한 순간까지 만들고 공개했습니다. 단품으로 49.99$였다면 아무리 명작이라고 바람 넣어도 고민할 사람들 많았을텐데, '오렌지 박스'라는 희대의 번들의 일부 / 단품으로 구입해도 19.99$라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모두 낚았습니다.

FPS 계열 치고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도, 일부러 신경 쓴 장점일 것입니다. FPS라는 장르는 무척 코어한지라, 뒤떨어지면 낙오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포탈]의 경우, 3D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수는 있어도 기본 조작과 진행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으니, 어지간한 게이머라면 꽤 많이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퍼즐을 주로 하는 캐주얼 게이머들도, 어느정도까지는 따라잡을 수 있을 듯 싶군요.

심지어 나중에는 [포탈 : 퍼스트 슬라이스(Portal : First Slice)]라는, 스테이지 분류로만 보자면 절반이 넘는 11 레벨이나 플레이할 수 있는 데모까지 내놓았습니다. '오렌지 박스'라는 파격적인 번들에도 움직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여기서라도 월척이 되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낚인 청춘이 [포탈]을 사건 말건 별 상관 없습니다. 이미 '가입'했고 '잠재 고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포탈]의 데모에 낚인 그들이 실제로 게임을 사건 말건, '스팀은 이렇게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랑질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포탈]은 게임으로써도 굉장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더 큰 가치는, 이걸 '비지니스' 적으로 매우 잘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눈 앞의 수익만 바라보고 진행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좀 더 넓고 크게 바라보며 질러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포탈]은, 그냥 훌륭한 게임이 아니라, 매우 훌륭한 게임입니다.

게임 사는 곳 : 스팀의 다운로드 판매 / 한국의 패키지 판매 등등.

Comments

익명
2008-08-04 05: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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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8-08-04 10: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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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8-08-04 11: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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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8-08-04 1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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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8-08-04 12: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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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7 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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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0-07-19 2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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