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D-War)]와 심형래 사장님에 대해, 관심들은 많다. 하지만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 1

먼저 글에서는 [Yongary, Suceess or Failure?]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디 워]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당연히 들어가야 하는 작업이, 바로 [용가리]라는 영화니까요. 이번에는 좀 더 올라가서, 심형래 사장님의 영화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심형래 사장님의 영화는 다음 한 문장으로 정리 가능합니다.

배운 것은 남기남인데, 원하는 것은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이건 욕이나 비난이 아니라, 사실을 그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남기남 감독님의 심각한 추종자로써, [천년환생] - [갈갈이 패밀리와 흡혈귀 드라큐라] - [바리바리 짱]을 극장에서 제 돈 주고 보았고, VHS와 DVD 상당수를 갖고 있으며, [갈갈이 패밀리...]때 까지는 직접 뵌 적도 있습니다.
이 역시 다른 의미가 아니라, 제가 하려는 얘기에 신빙성을 추가하기 위해 말씀드리는 것임을 알아주시길.

다시 앞으로 돌아가, 근본적인 얘기부터 해봅시다.

* 심형래의 영화계 데뷔는 언제 만들어진 어떤 작품인가?

요즘 분들은 [영구와 땡칠이] (1989) 이전을 잘 모를거고, 좀 나이 드신 분이라도 [외계에서 온 우뢰매] (1986) 정도나 알고 계실 겁니다. 사실은 그 전에 찍은 작품이 있지요.

[각설이 품바타령] (1984) : 감독 남기남

심형래 감독의 배우시절 작품 목록은, 한국 영화 데이타베이스에서 확인 가능하시니 링크 찍고 한 번 보세요. 비디오물로 제작된 작품은 쓰여있지 않아 미묘하게 가지수가 적어보이지만, 공식적(?)인 필모그래피는 보실수 있습니다.

보시면 아실 수 있듯, 남기남 감독님과 찍은 [각설이 품바타령]이 [외계에서 온 우뢰매]보다 2년이나 빠릅니다. 더불어 [우뢰매] 전까지 [철부지] - [작년에 왔던 각설이] 등을 더 찍기도 했고, 그 이후로도 [우뢰매]를 제외한 영화 상당수는 남기남 감독님의 작품이죠. 여기서 심형래 사장님은 영화계 시작을 남기남 감독님과 했고, 또 둘이 엄청나게 많이 찍었다는 사실을 알수 있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캐릭터'나 '히어로' 물이 아닌, 이른바 일반 극영화도 남기남 감독님과 했다는 점 말이죠. [각설이 품바타령]도 의외로 심각한 주제와 내용을 다룬 영화고, 그 속편 격인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80년대 스타일 코미디죠.

심형래 감독님은 캐릭터 2개와 그 파생 시리즈로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는데, 그 중 하나가 [외계에서 온 우뢰매]의 '에스퍼 맨'이고, 다른 하나가 [영구와 땡칠이]의 '영구'입니다. 즉 영화를 찍으며 가장 많이 겪었던 것은, 저 2가지라는 거죠. 그런데 김청기 감독님은 영화적인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리라 봅니다. 김청기 감독의 실력이 못해서라기 보다, 원래 영화가 아닌 만화영화를 만들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완전히 다른 작업 방식을 갖고 있으니까요. 물론 [외계에서 온 우뢰매]로 겪은 경험은, '특수효과가 들어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화'에 영향을 미쳤고, 그게 지금까지 연결되어 내려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요즘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 심형래 사장님은 TV에서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장기 집권 중이었습니다.
수많은 코너와 캐릭터를 '바보' 컨셉 안에서 만들고 바꿔가며, 인기가 식을줄도 떨어질줄도 모르고 있었죠. 옛날 드라마 [여로]에서 따온 코너 '영구야 영구야'를 극장으로 끌고 온 [영구와 땡칠이]가, 데뷔가 한참이나 지난 1989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죠. 굳이 요즘으로 비교하자면, 정종철씨가 지금보다 2-3배쯤 되는 인기와 지명도를 갖고 MC 등의 과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개그맨 하나만으로 10년 정도 유지한다? 여하건 당시 심형래 사장님은 굉장했습니다. 이 얘기를 조금 돌려 쓰자면, 그토록 굉장한 수준의 연예인이 한 감독과 오랫동안 수많은 작품을 했을 때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심형래 사장님이 남기남 감독님과 오랫동안 수많은 작업을 한 이유는, 작업 스타일이 서로 맞았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적인 스승'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영구와 땡칠이] 이후에도 [소쩍궁 탐정] (1990) - [별난 두영웅] (1990) - [머저리와 도둑놈] (1992) 등을 계속 작업했으니, 심형래 감독님과 남기남 감독님의 교류는 꽤 진했으리라 보고, 거기에 '사제관계'가 들어가도 이상할 점이 없다고 봅니다. 참고로 [각설이 품바타령] 이전에 이미 남기남 감독님은 '중견'이었어요. 감독 데뷔작이 [내 딸아 울지마라](1972)였고, 활발한 작품을 하던 1977년부터는 1년에 3-4편(!) 심지어 그 이상 찍기도 했으니까.

여기까진 미담이에요. 존경하거나 뜻이 맞는 선대의 방식을 배워 써먹는다, 어디도 나무랄 점이 없는 것. 차라리 장려하는 것이 옳겠죠. 하지만 발생하는 문제는, 남기남 감독님의 스타일을 뼈 속 깊이 배워온 심형래 사장님이 노리는 목표가 조지 루카스라는 겁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미국 B급 영화의 대부 로저 코만(Roger Corman)을 노리는 것이 더 맞아요. 로저 코만의 작업 스타일은 미묘하게 남기남 감독님의 그것에 닮아 있어서, 심지어 로저 코만 자서전에서 읽었던 에피소드와 거의 비슷한 상황을 남기남 감독님이 겪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심형래 사장님이 조지 루카스를 노리는 것은 확실한데, 그냥 인터뷰에서만 하는 말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의 영화에서 깊게 표현한 바 있지요. 바로 조지 루카스에 대한 애증이 깊숙하게 박혀있는 [파워킹](1995)이라는 문제작 말입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6]에서 봤던 '숲 속을 비행선 타고 지나가기'를 따왔습니다. 그리고 악당 이름은 '루카스'에, 아예 친절하게 '우리 별에서는 루카스만 빼고 다 착해요.'라는 대사를 쳐주기도 하죠. 네. 이정도면 게임 끝입니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에 받은 영향도 보여주지만, 그와 동시에 퇴치(?)해야할 악당으로도 등장하죠. 그렇기 때문에 '애증'이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실제로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 하나만으로 '제국'을 이룬 탑이기도 하고요.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일본 고지라 시리즈에 대한 견제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도 상당히 심형래 사장님스러운 상황일지도.

다시금 1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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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것은 남기남인데, 원하는 것은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영구아트무비 창립 이후 작품에 대한 얘기들을 더 자세히 써야겠지만, 글이 길어져서 일단은 여기까지. 3번째 글에서 좀 더 다뤄보도록 하죠.


글 차례 :

[디 워(D-War)]와 심형래 사장님에 대해, 관심들은 많다. 하지만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 1

[디 워(D-War)]와 심형래 사장님에 대해, 관심들은 많다. 하지만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 2

[디 워(D-War)]와 심형래 사장님에 대해, 관심들은 많다. 하지만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 3

Comments

익명
2007-06-11 14:57:00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06-11 14:57:46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06-11 22:08:58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06-12 0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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