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아마도) 세계 최강의 캐주얼 게임 맞고라는 제목으로, '맞고'에 대한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워낙 Pig-Min의 초기에 쓴 글이라 거의 읽히지 않고 묻혀졌는데, 한국에선 거의 다뤄지지 않는 '맞고'에 대한 심도깊은 글이니, 지금이라도 한번씩 읽어보시기 바라고요.

며칠 전 옥션의 쿠폰을 얻기 위해, 넷마블의 [핑크맞고]를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발행일과 그 다음날(...)만 사용 가능한 애매하게 제한 걸린 쿠폰이긴 했는데, 덕분에 몇 달 만에 다시 맞고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죠. 들어가면 언제나 오링당해주는(...) 플레이어라 어지간하면 안 들어가는데, 한 번 들어가면 며칠 정도는 계속 플레이하게 되니, 저도 '맞고'를 좋아하긴 좋아하나 봅니다. 지금까지 거친 맞고가 대략 10 종류 되는 것도 같고.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맞고'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매우 간결하게 잘 보여주고 있어요.


1. '빠른 속도'를 좋아한다.

원래 '맞고'는 '카드 게임'으로써, '실시간'이 아닌 '턴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맞고를 쳐보면, 상대만 잘 만나면 거의 '액션 게임' 수준의 속도가 나오죠. 예. 과거의 '3인 고스톱'에서 '2인 맞고'로 넘어온 이유 중 하나가, 그 '속도감'에서 온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맞고'도 나름대로의 전략과 전술을 생각해 응용할 수도 있는 '카드 게임'입니다만, 실제 운영은 오래 생각 안하고 뛸 수 있는 '액션 게임'에 가까울 정도니까요.


2. 남과 '대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맞고'는 '대전 게임'입니다. 모바일에서 판매되는 '맞고'는 핸드폰의 AI(...)와 대전하는 1인용 게임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PC 온라인에서 하는 맞고는 '다른 플레이어와 대전'하는 게임이죠.


3. (유저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 뭔가 배우려고 들지 않는다.

사실 '맞고'가 인기인 이유 중 하나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어떻게든 고스톱을 경험해본 적이 있고, 그래서 딱히 '튜토리얼' 등의 '배우는 과정'이 필요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20대 이하의 젊은이들은 몰라도, 적어도 중년 이상의 고연령층 플레이어는 이걸 하기 위해 '고스톱의 규칙'을 따로 배운 후 들어오지 않을테니까요. 그렇기에 어쩌면 '고연령의 캐주얼 게임'일지도 모릅니다.


... 그런데 정말 이게 전부일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봅니다. 기본 러닝 커브가 긴 MMORPG도 상당히 큰 시장을 형성했고, (지금은 많이 죽었지만) 규칙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한 '보드 게임'은 '방'까지 생겨나며 유행했던 적도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정말로 '한국 사람들은 빠르고 - 대전하며 - 규칙 배울 필요 없는 게임만 즐긴다.'가 맞느냐는 겁니다.

'절대 다수'를 놓고 본다면, 그게 맞는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절대 다수'가 정말로 '절대 다수'일까요? 어쩌면 그것도, '쏠려있는 일부'가 아닐까요? 혹은 대다수가 능동적으로 게임을 찾아 헤매지 않고 수동적으로 움직이기에, 바로 앞에 보이는 것만 즐겨서 그런게 아닐까요? 기존의 틀과는 또 다른 재미를 갖다준다면, 수동적으로 따라가면서라도 재밌게 잘 즐겨주지 않을까요?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10년 전 [리니지]가 세상을 지배하기 전까지는 그런 게임이 한국을 싹 쓸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고, 닌텐도가 장동건과 이나영을 기용한 스타 마케팅을 하기 전까지는 종로의 독일식 호프집에서 커플이 마주앉아 NDS를 할거라고 예측하지 못했으니까요.

Comments

익명
2007-10-08 16:34:30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10-08 20:39:20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10-08 20:48:47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10-08 21:02:44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7-10-09 17: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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