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음악 / 게임 등의 문화 산업이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결국 소비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물론 '재미' 외에도 '감동' 등의 요소도 있지만, 저는 '감동'이 '재미' 안에 들어간다고 분류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그 구분을 생략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현실에 지친 사람들에게 유희와 흥미거리를 제공합니다만, 현실이 극에 달하면 그 상황이 뒤집혀버리기도 하죠. 너무나 다이나믹한 현실은 오히려 엔터테인먼트보다 주목을 훨씬 더 받는다는 것이죠.

예전 미국의 9/11 사태때도 그랬습니다. 비행기 2대가 쌍동이 빌딩에 자폭 테러한다는 설정은, 어떤 영화 / 게임 / 만화에서도 나온적이 없는 엄청난 경우였죠. 만약 누가 저런 얘기를 극화하려 했다면 '이건 뻥이 너무 심하잖아!' 라며 반려되었을만큼, 무척 초현실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덕분에 '현실보다 흥미도가 떨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어느정도 주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테러에 관련된 영화들이 조기종영 / 개봉연기를 한 것은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영화보다 훨씬 거창한 스케일의 현실이 나와버렸기 때문이기도 할테고요.

경우는 다르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비슷했습니다. 대충 기억하시겠지만, 당시 월드컵 외의 엔터테인먼트는 모조리 암흑 상태. TV 좀 팔고 / '비 더 레즈' 티셔츠 좀 팔고 / 대형 TV 있는 술집이 장사 좀 되고 / 축구 게임은 좀 팔렸던 것 같고 / 예능프로그램들은 모조리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그 외에는 뭐... 사실 너무 쏠려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주목받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이후 촛불집회의 시조가 된 행사가 한참 늦게 열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이나믹한 2008년이 되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월드컵보다 9/11에 가까운 상황.

주변에서 100분 토론을 예능 프로그램 보듯 얘기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와 그에 관련된 기사와 글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흥미를 준다기 보다 현시창에 가깝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이 상황이 좋건 나쁘건 옳건 그르건을 떠나,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아닙니다. 현실이 훨씬 더 막나가고 상상을 초월하며,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엔터테인먼트의 특성'에 관련된, 정체 모를 죄책감도 한 몫 하지요. 계속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내가 지금 게임 리뷰 해도 되는건가? 지금이 그럴 때인가?' 같은 생각 말입니다. 물론 이걸 직업으로 삼고 있으니까, 생각이 어쩌건 관계없이 일은 해야합니다만서도.

오히려 모두가 현실을 바라보고 있기에.
한 곳을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면 눈도 시리고 아프기에.
그럴 때 쉴 곳을 찾고 싶은 사람도 / 그럴 경우도 있을 테니까.

그걸 위해 Pig-Min은 오늘도 운영합니다. ... 차마 신상 리뷰에 집중할 수는 없지만서도.

Comments

익명
2008-07-02 14:03:10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8-07-02 17:28:34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8-07-03 18:08:58

비공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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