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GDC 2015에서, 현재 인디 게임 배급사 타이니빌드(Tinybuild)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마이크 로즈(Mike Rose)씨가 'The Turning Tide: Independent Game Sales in 2015'라는 이름 하에 강연을 개최했습니다. 원문 슬라이드는 아직 웹에 공개되지 않은 것 같아 보지 못했고, 인벤과 가마수트라의 정리 링크만 인용해봅니다.

[GDC2015] 올해 인디게임 개발자, 어떤 플랫폼을 선택해야 성공할까? - 2015/03/04, Inven <김지연>
500 games launched per day on iOS last year (and other digital sales facts)  - 2015/03/04, Gamasutra <Kris Graft>

개인적으로는 인벤에서 한국어로 풀어쓴 정리가 괜찮은 편이라고 봅니다만, 가마수트라는 제목부터 살짝 접근이 다른 점도 있어서 둘 다 보실만도 합니다. 단 두 기사 모두 슬라이드의 이 페이지는 사진으로 찍지 못했는데요.



"2014년 매일 평균, iOS용으로 500개 - 안드로이드용으로 250개씩 게임 출시."라는 모바일 관련 내용의 사진이 두 쪽 모두에서 빠져있습니다. 꽤 충격적인(?) 발표인 셈인데 하필 이 사진이 왜 두 매체 모두에 없는지 좀 의아하기도 하네요.

여하건 마이크 로즈씨가 정리(혹은 추정)해 발표한 플랫폼별 판매 현황은, 자세한건 인벤 기사 사진 보시면 되겠고, 대충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Wii U
아쉽 : 300~1,000
중박 : 1,000~10,000
대박 : 10,000~60,000

3DS eShop
아쉽 : 1,000~5,000
중박 : 5,000~50,000
대박 : 50,000~200,000

PC <Steam>
아쉽 : 1,000~10,000
중박 : 10,000~100,000
대박 : 100,000~3,000,000

모바일
아쉽 : 0~2,000
중박 : 2,000~30,000
대박 : 30,000~2,500,000

XBOX One
아쉽 : 1,000~5,000
중박 : 5,000~20,000
대박 : 20,000~<알 수 없음>

PS4 / PS VIta / PS3
아쉽 : 1,000~10,000
중박 : 10,000~30,000
대박 : 30,000~200,000

이 외 앞으로 2015년에 인디 게임을 낼 때 플랫폼별 유의점이나 특성 등도 슬라이드 끝에 적어뒀던데, 인벤 기사에 사진이 있으니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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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위에 적어놓은 판매량 정리 (혹은 추정) 자체는 큰 메리트가 없습니다. 콘솔에서는 각 개발사나 퍼블리셔는 계약상 발표할 수 없을테니. 플랫폼 홀더 스스로가 직접 발표하기 전에는 정확히 안다는게 불가능할겁니다. 반면 PC쪽에서는 잘 나간다 싶은 게임들에 대해 보도자료나 인터뷰에서 종종 언급하고, Pig-Min에서도 그런 내용을 sale stats 태그 아래 정리해 올려왔으니, 많이 팔리는게 어느정도 나가는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키' 갯수가 들어간다는게 좀 변수지만...)

오히려 이 발표에서 중요한 점은, 인디 게임 퍼블리셔 타이니빌드PR 담당 마이크 로즈가 저런 내용의 발표를 했다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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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09년에도 인디 게임 판매량에 대한 강연 'Independent Games Sales: Stats 101'가 있었는데, IGF 체어맨인 사이먼 칼레스(Simon Carless)가 햇었습니다. 2009년 GDC에서 인디 게임 산업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IGF 대표나 가능했을 겁니다. GDC의 모든 발표를 기억하지는 못합니다만, 아무나 인디 게임 씬 전체의 전망을 GDC에서 발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 마이크 로즈라는 사람이 뭘 했던 인물이냐 타이니빌드가 뭘 하는 회사냐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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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로즈는 게임 관련 글을 8년간 쓰던 기자이자 평론가였는데, 특히 인디 게임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리서치 기사 등을 많이 발표해온 사람입니다. 심지어 indiegames.com 에서 일하던 2011년도에 [250 Indie Games You Must Play]라는 책을 내기까지 했고, 아예 GDC 유럽 2013에서는 ' 어떻게 매체에서 인디 게임을 다루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강연을 한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Pig-MIn에서도 가끔 그의 기사를 인용한적이 있습니다. 기사 작성을 위해 쌓아온 자료와 경험은 물론 여기저기 쌓아둔 취재원과 인맥도 만만치 않을 거고요. 인디 게임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은 많지만, 마이크 로즈 정도의 경험과 이름값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즉 인디 게임에 관련된 심도 깊은 리포트를 자주 참조할 사람들이라면. '마이크 로즈'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만큼 많은 글을 써왔습니다.

이 대단한 사람을 배급사 타이니빌드에서 2014/12/01에 PR 담당으로 채용하면서, 아예 '마이크 로즈를 채용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누구를 채용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낼 때는 그만큼 내세울만한 인물이라는 겁니다. (마이크 로즈 본인이 보내긴 했습니다. 제가 받았거든요.)

tinyBuild Games steps up indie publishing strategy with hire of former game critic Mike Rose - 2014/12/01, 보도자료
Hello, I’m the new guy! - 2014/12/01, 타이니빌드 블로그 <마이크 로즈의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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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타이니빌드는 어떤 곳이길래 마이크 로즈를 채용한 것일까요?

원래 타이니빌드는 ' 게임 독립 만세'에도 적어둔 [노 타임 투 익스플레인(No time to explain)을 만든 개발사였습니다. 플래시 버젼으로 만든걸 -> 킥스타터 펀딩으로 모금 후 -> 판매용으로 엄청나게 빨리 만든바 있는, 당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빠른 일처리에 감탄했던 곳입니다.

여기서 파트너 식으로 다른 인디 개발 팀을 끌어모으다 결국 퍼블리셔가 되었는데요. 타이니빌드가 배급한 게임이 스팀에만 7개가 등록되어 있고, 2013년부터 1년에 3개 정도씩 꾸준히 발매하는 중입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으로 이식 가능한 게임은 굉장히 빠르게 이식 발매도 하고요. 즉 그럭 저럭 괜찮은 인디 게임을 직접 만들어본 개발사 출신의,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일하는 퍼블리셔입니다. 원래부터 보도자료 배포 또한 꽤 공격적(?)으로 자주 해왔던 곳이고요.

짐작해보자면, 타이니빌드에서는 인디 게임 산업계에 대해 다년간 조사하고 분석한 글을 발표한 경험에 의한 '네임 밸류'와 '커넥션'을 보유한 마이크 로즈를 채용한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홍보 담당이 아닌, 인디 씬을 어느정도 잘 알고 지내며 - 매체에 영향력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마이크 로즈를 채용했을 수 있죠.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매체 대응은 물론 신규 게임 영입에도 유리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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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이니빌드가 약진하는 퍼블리셔에 마이크 로즈가 네임드 기자 출신이라고 해도, 그냥 보도자료를 주고 받는 정도나 게임쇼 부스에 단순 참전하는 정도로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왕 마이크 로즈까지 합류한 거, 한 번 빵 터트릴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네임드 기자였던 마이크 로즈를 내세워 타이니빌드가 좀 더 주목받기 위해, 이번 GDC에서 인디 게임 판매량과 전망 등의 강연을 한게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마이크 로즈는 2014년 11월까지 현역 기자였고, 그동안 조사하고 정리한 내용은 GDC 2015 발표까지 유효합니다. 강연 주제도 인디 게임에 관심 가질만한 매체나 여타 인디 개발사들이 관심 가질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 주목도 또한 매우 높을거고요.

이 강연은 타이니빌드와 마이크 로즈의 고단수 홍보 수단이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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