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Carlsen Games (Jeppe Carlsen)
발매연도 : 2013
가격 : 4.99$

'실험'으로 보자면 만렙. 하지만 고의적으로 묻어버린 '편의성'은 문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시간 걸려 3스테이지까지 모두 클리어했습니다. '엔딩' 비스무리한 것도 봤습니다 XBOX360 게임패드로 진행했습니다. <<<

예전의 IGF에서는 '아직 발매되지 않은 게임들'이 상을 타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하지만  IGF 2013 수상작들은 [140] 하나만 빼고 모두 시상식 이전에 발매된 게임들이었습니다. 2012년 [페즈(Fez)]가 대상을 받으며, IGF의 '발매되지 않은 게임이 상을 받는 상황'에 대해 쌓여왔던 온갖 갈등이 터져버린 결과로 보시면 됩니다.

IGF 2013 수상작 중 발매되지 않았던 유일한 게임 [140]이, 드디어 2013/10/17에 스팀을 통해 발매되었습니다. 시상 부문도 '음향' 부분에다가, [림보(Limbo)]의 리드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제페 칼슨(Jeppe Carlsen)이 과외작업으로 만든 게임이라고 하니, 도대체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줄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음악의 비트에 맞춰 환경이 변하는, 극한의 미니멀리즘을 표방한 플래포머.

음악과 효과음이 깔리고, 그 비트에 맞춰 환경이 변합니다. 즉 환경이 변하는 시점은 비트 찍는 시점에 따라가므로, 소리를 잘 들으며 규칙을 파악하면서 움직여야 합니다. 매우 극단적으로 간소화된 그래픽은 물론, 게임 자체 외에는 메뉴 - 옵션 - 글자 등도 모조리 생략해버린 최극단의 미니멀리즘 그 자체입니다.

http://youtu.be/7ymLKF9Ppps

'실험'으로 보면 훌륭합니다.  비트에 맞춰 환경이 변하는 미니멀리즘 플래포머라는건, 인디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입니다. 인디에서 '실험'을 기대하는 분이라면 굉장히 좋아할 게임입니다.

'전개'도 매끄러운 편입니다. 비트에 따라 변하는 환경을 파악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굉장히 매끄러운데, 새로 등장하는 종류의 변화를 충분히 연습시킨 후 좀 더 어려운 심화과정으로 밀어넣습니다. 이 과정이 제법 매끄러운 편이라, 교과서는 몰라서 참고서는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유저의 편의성'을 고의적으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게임은 총 3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져있고, 각 스테이지는 삽질을 덜 하면 10분 정도에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3스테이지 모두 클리어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간 세이브가 없습니다.

스테이지를 끝까지 깨지 않고 나가면 게임의 진행은 사라지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면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즉 세이브를 하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10분 이상을 무조건 진행해야만 합니다. 다행히도 체크포인트가 많아서, 죽어도 아주 많이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 같은데서 실수해 스트레스가 쌓인다면, 그냥 포기하고 나가던지 / 스트레스를 억누르며 끝까지 가던지 해야 합니다.

제가 10분이면 꺨 수 있는 스테이지 3개 공략에 1시간 넘게 걸린 이유는, 스트레스 쌓여서 나갔다가 나중에 다시 처음부터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게임이 '프리웨어'로 발매되었다면, 이건 큰 단점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냥 '훌륭한 실험작'으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5$나 받고 판매하는 게임에서 고의적으로 편의성을 뭉갰다는 것은, 명백한 단점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돈을 주고 사는 게임에서 고의적으로 뭉개둔 편의성을 용서할 수 없는 분이라면, 절대로 이 게임을 구입하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인디의 가치가 실험에 있다 생각하고 창작자가 고의적으로 묻어둔 푸대접을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분이라면, 세일 기다리지 마시고 즉각 구입하시면 되곘습니다.

게임 사는 곳 : Steam, 제리얼넷

본 리뷰는 제리얼넷과 함께 합니다.

P.S. : 중간 세이브를 넣지 않은 이유를 짐작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10분짜리 긴 곡 3개를 넣어둔 음반같은 개념으로 접근해, 한 번 들으면 곡의 끝까지 듣길 바라는 아티스트로써의 자긍심.
- 스테이지를 끊어 플레이하면 재미가 반감되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물흐르듯 즐기는 것만 가능하게 만듬.
- '판매용 게임'으로써의 플레이타임이 매우 짧기 때문에, 그 시간을 늘이기 위한 장치.

P.S. 2 : 각 스테이지마다 각자 다른 형태의 보스가 나오는데, 스테이지의 메인과는 좀 동떨어진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즉 과거에 학습하지 않은 형태를 보스전만을 위해 다시 학습해야 합니다. 스트레스가 좀 더 많이 쌓이고, '이것만 깨면 세이브'라는걸 알기 때문에 그냥 나가기에는 억울함이 배가 됩니다. 더불어 스테이지 3의 최종 보스는 좀 억지스럽습니다. 물론 패턴을 학습하고 몸에 익히면 깰 수는 있는데, 굳이 저걸 왜 막판 가서 익혀야할지...

Comments

No comments.

Trackbacks

No trackbacks.
이 페이지는 백업으로부터 자동 생성된 페이지입니다.

[archive.org 에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