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아스트랄한 영화는 많지만, 게임을 다루며 아스트랄한 것만 따지면 이게 최고일 겁니다.


게임 in 영화 13. [뚫어야 산다] (2002)

지금은 '예진아씨'라 불리며 상종가를 치는 듯한 여배우 박예진.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1999)로 화려한 영화 데뷔를 마친 그녀는, [광시곡] (2000)을 거쳐 [뚫어야 산다] (2002)에 출연하게 됩니다. [광시곡]은 그냥 묻혀서 기억이 안 나지만, [뚫어야 산다]는 일부러라도 삽질해서 땅에 묻어버리고 싶을 듯 싶습니다.

박중훈에게 [바이오맨]이 있고,
이나영에게 [천사몽]이 있다면,
박예진에게는 [뚫어야 산다]?

스포일러(...) 보시다시피 스포일러를 봐도(...)
 1992년 [스트리트 파이터 2] 대회에 참가한 두 아이들은, 대회장에 난입한 도둑 아빠와 형사 아빠에게 '공부나 할 것이지 뭔놈의 게임이냐'라며 끌려나갑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2002년 은평구청장배(!)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다시 만나는데, 오래전 인연이 사랑으로 발전해, [스트리트 파이터 2] 기판까지 구해 2인용을 하며 연애질을 시작합니다. 결혼하고 싶으니 양가 부친의 상견례를 하는데, 형사 아빠는 오랜만에 만난 도둑 아빠를 보고 반가운 나머지 윙크(...)를 날린 후 체포(......)합니다. 이렇게 둘의 연애는 망가지지만, 각자 따로 준비한 도둑 / 방범 게임 기획서가 정부의 50억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공동으로 사무실을 쓰는 조건으로 받게 됩니다. 도둑과 형사 세력의 갈등은 깊어져만가고, 마침내 삽질이파의 금고를 지키고 / 터는 것을 한 판 승부로 삼아 승자 독식하자고 동의하는데...

여러가지 의미에서 우주로 날아가는 영화입니다만, 놀랍거나 괴이한 부분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먼저 출연진이 묘하게 화려한데요. 박예진은 물론 전무송 (도둑아빠) - 양택조 (형사아빠) - 김진만(!) - 권용운 - 조형기 - 정운택(!) 등이 연달아 등장해 개그칩니다. 특히 정운택은 무려 쌍칼(!)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달고 나오는데요. 영화의 성격상 칼질 고수다운 면모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아주 가끔) 진지한 표정이 매우 압권입니다. 더불어 오래전의 청소년 배우였던 김진만은 [신혼여행] (2000)에 이어 괜히 등장하는데, 평소에 비리비리하다가 박카스를 먹으면 괴력을 발휘(...)하는 상상불허의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캐릭터 이름은 '쓰레기'.)

게다가 주제가는, 그 유명한 김바다(시나위, 나비효과)가 더 유명한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부릅니다. 영화 중에 가끔 한 번씩 등장하는 이 곡, 은근히 잘 어울리는데다 완성도 또한 높고, 심지어 OST CD로도 발매되어 뭔가 더 굉장합니다.

중반 이후에서 좀 (많이) 루즈한 감이 있지만, 그 전까지 게임에 관련된 전개는 아주 빠르게 / 우주로 날아갑니다. 거기까지는 확실히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정말 세상의 모든 아스트랄 계열 다 모아도, 게임에 관련된 것 중에서는 이게 최고(...)일 듯 싶네요.

아 그리고, 박예진이 크게(...) 나옵니다.

P.S. : 전무송 / 양택조는 원래 장용 / 한진희 캐스팅이었다고 하네요. (... 상상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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