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n 영화 21. [게이머(Gamer)] (2009)
무려 제라드 버틀러(Gerard Butler), 300의 그 남자가 FPS의 캐릭터로 나옵니다. 덱스터의 그 남자는 나쁜 놈 대장으로. 볼만 하겠죠? ...가 아니었습니다.
근미래에는 NPC 대신 타인을 실제로 조종하는 그런 게임들이 있습니다. 세컨드 라이프 느낌의 아바타 채팅도 있지만, 그 극단에 죄수들 데리고 플레이하는 '슬레이어즈(Slayers)'라는 FPS 게임이 있습니다. 네. 실제 사람들이 총 쏘며 죽고 죽이는 게임쇼입니다. 단 출전자들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게임의 NPC처럼 '다른 이의 조종을 받아 총질'. 제라드 버틀러가 여기서 슬레이어즈 출연진으로 연승을 올리는 인기 게이머로 등장합니다. 이러저러 하다보니 탈출 음모 뭐 이런 저런...
'근미래 막장 게임쇼'를 다룬 영화들이 간혹 있는데, 주지사님의 1987년작 [런닝 맨(Running Man)]이 대표적인 작품이지 않나 싶네요. (원작은 무려 스티븐 킹. 마개조수준으로 기억하지만.) 그런데 이런 '막장 게임쇼'의 기본은, 주인공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직접 몸으로 뛰며 플레이한다는 거죠. [런닝 맨]만 해도 '억울한 주인공 -> 게임쇼 나가서 신나게 연승 -> 알고보니 뭔가 음모 -> 스스로 깨부신다' 대충 이런 식이고, [게이머] 또한 그 구조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게이머]에서는 주인공이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젊다 못해 어린 진짜 플레이어의 조종을 받는 캐릭터일 뿐이죠. 기본 설정에서는 꽤 그럴싸해 보였겠고 예고편도 멋있어 보입니다만, 결국 '뛰고 쏘는 액션 영화의 주인공인데 스스로 한 액션은 없다'라는 황당무계한 상황이 됩니다. 주인공이 훌륭한 군인이었건 뭐건 다 상관없고, 어린 것이 허공에 손질 잘해서 연승가두... (게임장 탈출 후에는 스스로도 움직이지만.) 여기에 채팅 게임 아바타로 알바 뛰는 부인이나 반체제 세력들이 등장하지만, 딱히 제대로 된 역할은 수행하지 못합니다.
'진짜 인간을 게임처럼 조종한다'라는 설정이 매력적이었고, 잘 풀어갔으면 의외로 재밌는 작품이 될수도 있었겠지만, 이 영화 [게이머]에서는 효과적으로 엮이지 못했습니다. 아쉽다면 아쉬운데 벌써 2년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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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6 1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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