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리즈에 대한 글은 여기서.
게임 in 영화 15. [쏘우(Saw)] 시리즈 (2003부터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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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집계, '게임 같이 하기 싫은 사람 1위'.

21세기 호러는 물론 영화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쏘우] 시리즈는, 7편 격인 [쏘우 3D]로 그 막을 내렸습니다. 스토리야 억지로 이을수도 있겠지만 흥행 성적이 예전만 못해서 더 이상 만들지 못하는 셈인데요. 이쪽도 최신 유행인 리부트(...)를 한다는 설도 있지만 잘은 모르겠습니다. 1편은 꽤 감명 깊은 반전 스릴러였고, 속편 초기까지만 해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반전 + 트랩 중심 게임이 괜찮았지만, 갈수록 기본 설정까지 무너뜨리며 고문에만 치중하다 신선함도 잃게 되었고, 최종화인 [쏘우 3D]에 와서는 '이건 쏘우가 아닌것 같아'라는 점들이 대폭발해버리는군요. 이것도 시리즈의 최후에 어울린다면 어울리는 결말이지만...

[쏘우] 시리즈나 여타 호러 영화에 치밀한 각본을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 시리즈만의 특성은 있었습니다.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 그 과정을 되도록 모두 지켜본다, 그 도구로 트랩을 쓰되 직접적인 살인은 하지 않는다, 희생자는 세상이나 자기 자신에게 나쁜 일을 한 사람으로 정한다 등등.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쏘우 3D]에서는 이걸 다 무너뜨립니다. 물론 예전에도 일부 예외적인 상황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시리즈의 공식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예외만 가득하진 않았습니다. 말은 길었는데 한마디로 줄이면 '이건 [쏘우]도 아니고 잘 만들지도 못했다'.

이 아래는 모조리 스포일러입니다. 원하시는 분만 클릭해 열어주세요.

[쏘우 3D]에 대한 스포일러 가득. 다시 닫기.
이번의 메인이벤트는 '직쏘 희생자인척 가장해 회고록 팔아먹는 사람과 그 스탭'에 관련된 것입니다. 충분히 들어갈만한 소재고, 스탭들도 다 거짓말인줄 알면서 참여하기 때문에 직쏘의 리스트에 오를만 합니다. 문제는 그게 거짓인지 전혀 모르던 아내가 희생당한다는 거... [쏘우]의 메인 공식인 '세상이나 자기 자신에게 나쁜 일을 한 사람을 희생자로 삼는다'에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상황 자체가 말도 안되지만) '뭔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벌을 받는다'라는게 관객의 마지막 양심 한 조각을 채워주는데, 그걸 송두리째 뒤엎어버리니 매우 불편합니다.

도구로 트랩을 써서 죽이는 것이 기본인데, 이번 편에서는 자동 기관총(...)이 나와 난사를 하질 않나, 유독가스를 발생시켜 경찰을 떼로 죽이질 않나, 호프만이 경찰서 잠입해 터미네이터급 활약을 보이질 않나... 이건 [쏘우]가 아니라 뭔가 별볼일없는 다른거죠.

게다가 이번의 직쏘 역할을 맡는 호프만은, 지켜보고 있지도 않습니다. 게임은 그냥 오토(...) 돌리고 자기는 경찰서 난입. 아 이건 대체 뭐냐 싶은...

그나마 시리즈를 닫아버리는 느낌 하나는 좀 제대로 주는데... 1편에서 다리 자르고 탈출한 닥터 로렌스 고든, 알고보니 직쏘와 함께 일하고 있었고, 결국 폭주한 호프만을 그때 거기에 가두면서 톱도 던져버리고 가둬버린다... 1편 이후로 언급도 잘 되지 않던 캐릭터의 갑툭튀이긴 한데, '그 때 그 장소의 그 상황'과 맞물려 나름 시작과 끝을 연결해 닫아버리는 역할만큼은 충실히 합니다. 영화가 너무 어거지다보니 닫는 훌륭함이 별로 와닿지 않는게 문제지만.

어쨌건 [쏘우] 시리즈는 돈도 많이 벌고 세계 영화계에 미친 영향도 큽니다. 2011년에는 그 후의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음으로써, 결국 이 모든 것이 '비지니스'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쳐주기도 하죠. 리부트(...) 같은건 안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 역시 '비지니스'에 의한 것일테니 어찌 될지는 지켜보면 알 수 있겠죠.

P.S. : 게임은 2편까지 나온 듯 싶습니다. (해보게 될것 같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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