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Min의 원래 성격에는 맞지 않는 글입니다만, 일단 적은 글이라 올려봅니다. (신문고 통해 국가고충위원회에 민원으로 넣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담배를 피는 일이 좋은일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담배꽁초 무단투기가 좋고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과연 그 단속이 정말로 필요한가, 다른 중요한 일이 더 많이 있지 않은가 등의 문제 제기를 하는 겁니다. 선거법 때문에 잡혀갈까봐 다른 주제의 글을 쓰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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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2 (금) 오후 5시가 좀 되지 않았던 시각, 신나라레코드 앞 쪽 지하철 2호선 신촌 역 입구 근처에서 겪은 일입니다.

담배를 피고 (주변에 쓰레기통이라고는 하나도 없어서) 버린 직후, 3명의 남자가 다가와 그 중 1명이 제 팔을 잡으며 큰 소리로 '잠시만요'라고 말한 후, 2명이 뭔가 코팅한 신분증(조악해보임. 누구나 위조 가능할 수준.)을 내밀며 '서대문(어쩌고)'에서 나왔다며 제 주민등록증을 요구하고, 다른 1명의 남자가 그걸 받아 적었습니다.
모든 일은 1분 안에 끝났습니다.

저로써는 '재수 없다.'라던가 '국가에서 하지 말라는거 했으니 어쩔 수 없지.' 등의 여러가지 상념이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지하철 타고 돌아오며 생각하다보니,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1. 담배꽁초 무단 투기가, 평범한 성인 남성이 단속 받으며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중대한 범죄인가?

솔직히 말해서, 저 겁먹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1분 안에 끝날 정도로 순순히 넘어가지 않고, (요즘 별 희안한 사기도 많으니까) 제대로 된 공무원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면서, 나왔다는 그 관청에 전화걸어 '정말이냐'는 재확인을 했을테니까요.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성인 남자 3명이 둘러싸며 '공무원'이라고 하니 정신 하나도 없더군요. 겁먹어서 말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채무 관계로 돈 받으러 가는 것도, 2명을 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담배 꽁초 단속에 3명 1조? 어디 대기하고 있다가 반항할 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다면 적어도 '사실 확인'은 했을 겁니다. 뒤에 따로 적겠지만, 요즘 별 해괴한 사기들이 많아서, 이런 경우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냐 아니냐는 매우 중요한 일이죠. 왜 '경찰 정복을 입지 않은 사람들'이 단속하냐는 둘째치고 말이죠.


2.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은 원래 해야 할 업무로 바쁘지 않던가?

최근 밝혀진 여러가지 일들이 있지만,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격무로 시달린다고 칩시다. 설마 9시부터 5시까지 매일 놀면서 지낼만큼 한가하지는 않겠죠.

어제 제가 마주친 사람들은 3인 1조였는데, 드넓은 서대문구에 그 사람들만 있지 않았을테니, 몇 십 조가 나와 있었겠죠. 그런데 서대문구에서만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파주 - 강남구에서도 단속중이라 하네요. 파주에서만 594명을 동원했다는 기사도 나온걸 보니, 그럼 서대문구나 강남구도 비슷하거나 더 많은 인원이 동원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1,000명 넘어가는 건 물론이고, 이런 규모의 단속이 전국 10군데에서 벌어진다면 6,000명도 넘겠군요.

대한민국의 행정은 6,000명 이상의 공무원을 길거리로 내몰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합니까? 정말로 한가하다면, 그 조직은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겠죠.

물론 '담배꽁초'만을 위해 따로 고용한 별정직 내지 용역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 그들의 신분은 확실해서, 내 주민등록번호를 믿고 맡길 수 있는가?
: 요즘 별 희안한 사기와 개인정보 유출이 많은데, 그들 모두가 '정직'해서 빼돌리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습니까?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까요? 해당 구청/시청과 정부가 정말로 책임질 수 있습니까? 아니면 그런 일이 생겨도 '다른데서 샌거라 우린 책임없다'라고 회피할 건가요?

- 그들의 고용 비용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 아마 '벌금' 받아서 주겠죠? 정말? 다른 혈세 헛되이 쓰이는거 아닙니까? 설령 '벌금' 받아서 준다 치더라도, 그래도 되는 겁니까?

- 한창 일할 나이의 성인들을 고용해 월급을 줘 '고용 창출'함은 훌륭하다 치더라도, 정말로 그들에게 줄 직업과 일자리가 '길거리 담배꽁초 단속' 밖에 없는가?
: 2-30대 젊은이라면 인터넷을 어느정도 할테니, 인터넷 범죄쪽으로 몰아도 수사 효율이 엄청나게 높아질 겁니다. 3-40대라면 그동안 쌓여온 경력이 어느정도 있을테니, 시킬 수 있는 일 얼마든지 다른 구석에도 많을 겁니다. 해당 시청 / 구청이 '떼돈'을 버는 이런 '범칙금' 수금 외에도, 수많은 일들이 가능할겁니다. 그 많은 가능성을 다 저버리고 길거리로 내모는 일은, 대체 어디서?


3. 결국 이것은 함정수사 아닌가?

'함정수사' 맞습니다. 만약 그들이 '정복을 입은 경찰'이거나, 적어도 '담배꽁초를 버리지 맙시다' 식의 완장이라도 차고 있었다면, 단속당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버리지 않겠죠. 버릴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덮치는, 함정수사 맞습니다. 혹시 '함정수사'이기 때문에 단속당하는 사람들이 '위압감을 느껴 스스로 신분증을 꺼내도록' 3인 1조인 것은 아닙니까?

'함정수사' 해도
한국의 실정법에 위배되지 않는 겁니까?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어지간한 범죄는 '함정수사' 안됩니다. 몰라서 여쭙습니다.


4. 거기에 적은 주민등록번호의 유출 위험은 정말로 없는가?

위에 인용한 기사처럼 파주시만 592명, 10군데만 저정도 규모로 일을 벌여도 6,000명은 넘어갑니다.

6,000명 규모의 인원이 개인정보를 쉽고 간편하게 다룰때, 이거 새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까? 컴퓨터로 치고 들어가 조회하는 것도 아니고 종이에 적힌 걸 읽을 뿐이니, 접근성이 매우 용이한데 말입니다.



5. '사기'로 변종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판사도 전화사기에 걸리고, 경찰서로도 사기전화가 걸려오는 세상입니다. 주민등록번호 유출 엄청나게 심각한거 다들 아실거고요. '단속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사기'인 상황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단속원 개개인이 돈을 수금하지 않으니 괜찮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민등록번호 - 이름만 있으면 많은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 아시죠? 단속원 개개인이 유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하더라도, 그걸 '사칭'해서 등장할 수 있는 신종 사기에 대한 고려는 해보셨나요? 저는 분명히, 이거 사기단 나올거라고 봅니다. 어쩌면 벌써 나왔을지도 모르죠.

Comments

익명
2007-06-23 15: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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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6-23 19: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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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6-24 0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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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6-24 01: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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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6-24 04: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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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6-24 04: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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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6-24 06: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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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7-07-26 23:29:32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09-09-17 20: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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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0-04-08 23: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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