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에 맞물려, 불공정하게 음악인들이 수익 분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트위터 등에서 폭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문화 생산자들의 수익 분배가 불공정해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무작정 이야기할 것은 아닙니다. 좀 더 많이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에 대해 적어보도록 할텐데, '상식'선에서 적는 것이므로 실제와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고, 특정 업계 / 업체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딱히 없으니 미리 양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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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D 등의 실물 상품.

음악인이 작업한 CD가 소비자의 손에 들어올때 까지, 대충 이런 단계를 거칠 것입니다.
음악인 -> 음반사 -> 도매상 -> 소매상 -> 고객
좀 더 복잡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음악인(작곡 / 실제 연주 / 스튜디오 녹음) -> 음반사(CD 프레싱 및 커버 아트를 묶어 제품화 / 도매상 등에 넘길 1차 유통) -> 도매상(실제 도매상에 넘길 2차 유통) -> 소매상(온라인 오프라인 등 수많은 소매상에서 실제 고객에게 판매.) -> 고객(지른다)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할테고 빠진 부분도 있겠지만, 대략 비슷할 것입니다. 이에 따른 비용의 분배를 대충 해보겠습니다.
음악인 & 음반사 30% + 도매상 40% + 소매상 30% = 100%
예시이므로 절대적인 수치는 아닙니다만,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칠 경우 제일 처음에 있는 사람들이 50% 이상을 먹는건 힘들거나 불가능합니다. 이걸 그나마 단순화해서 수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는게 다음입니다.
음악인 & 음반사 -> 소매상 -> 고객
향뮤직 등의 위탁판매를 받는 샵에 인디 음악인과 레이블이 CD를 넣는 것이고, 이 경우 소매상만 거치면 되므로 이익이 극대화됩니다. 단 유통을 대신해줄 도매상 등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각 소매상에 납품을 해야 합니다. 향뮤직 한군데만 넣고 말겠다면 몰라도, 여러 소매상을 거래하려 든다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결정적으로 알라딘 yes24 등의 큰 소매상이 인디 아티스트 하나 하나를 거래해줄리가 없으니, 최소한 음반사 정도의 회사 규모는 되어야 딜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 다음과 같은 직거래도 가능은 합니다.
음악인 -> 고객
싸이월드 팬클럽 등에서 CD를 판매하는 방식이고, 한국에서도 없지는 않습니다. 단 (안해본 사람은 모르는데) 양이 적건 많건 B2C 배송은 돌아버릴 일이라 포기하게 되고, 각 주문마다 배송료 별도 받아야 하니 단가 상승이 일어남은 물론, 소매상에 꽂혀있지 않으므로 홍보도 제약이 됩니다. 공연때 판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일단 공연장에 와줄 사람은 어떻게든 사줄 확률이 높고, 그 이상을 노린다면 소매상에 넣는게 맞습니다. 그래서 음악인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다음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정도가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음악인 & 음반사 -> 소매상 -> 고객 : 온라인 오프라인 소매.
음악인 -> 고객 : 공연장 실제 판매.
이정도가 음악인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규모의 경제입니다. 어지간한 인디 음악 CD가 몇 장이나 나갈 수 있을까요? 장기하 급으로 아주 잘 나가면 높은 천장 단위도 가능하겠지만, 대부분 500장도 팔기 힘듭니다. 1만원씩 받아도 500장이면 500만원이고, 규모가 작아서 퍼센트가 높아봤자 별거 없습니다. 공연(행사 포함) / CF 사용료 등의 부가 수익을 노리는게 맞는데, 2차 시장의 수익이란 1차 시장에서 덩어리가 커야만 발생 가능합니다.

위에 홍보는 쓰지 않았습니다. 음악인 / 음반사 / 소매상에서 모두 발생할만한 부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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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P3 등의 디지털.

CD에서 말씀드렸던 단계가 이랬는데.
음악인 -> 음반사 -> 도매상 -> 소매상 -> 고객
MP3 등의 디지털에서도 비슷할겁니다.
음악인 -> 음반사 -> 음원 배급사 -> MP3 판매상 / 싸이월드 / 모바일 -> 고객
(중간에 음제협이 들어간다는 설도 있는데, 확실히는 모릅니다.)

음반사가 클 경우 자체적으로 음원 배급사도 겸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규모가 작은 인디 음반사는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CD 배급 자체도 도매 넣어줄데 끼고 하는 경우가 많음.) 여기서 문제는 디지털 소매상 역할을 하는 곳들이 너무 많이 먹는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실제 수치는 저도 모릅니다만 그런 얘기를 꾸준히 들어왔고, 아마 그 얘기가 맞을거라고 봅니다. 게다가 싸이월드 미니홈피 가격이 600원인 반면, mp3 판매 사이트에서 150곡에 9,900원(...)이라 1곡에 70원(...)인 상황입니다. 이건 애초부터 답이 안 나오죠.

물론 CD 배송도 필요없는 디지털(!)이니까, 이론상으로 다음 판매도 가능합니다.
음악인(결제모듈 / 홈페이지) -> 고객
실제로 해외에서는 CD / 디지털 양쪽 모두 자체 판매를 하는 경우가 좀 있고, 배송 어려운 CD는 몰라도 디지털은 해볼만해 보입니다. 특히 최근 뜨는 서비스 밴드캠프(Bandcamp)를 이용하면, 홈페이지도 대충 만들 수 있고 / 판매도 대충 할 수 있고 / 밴드캠프는 15% 정도 떼니까... 나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일단 저런 서비스를 인디 음악인 각자가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밴드캠프 같은 서비스를 해주는데도 없습니다. 설령 만들었다 해도, mnet가면 인기 가요 1곡에 70원에 사니까; 가격 경쟁력이 없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었다해도 홍보는 셀프이므로 그런게 있는줄도 몰라서 못 살테고.

... 웹하드 p2p는 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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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나마) 대안 : 한국 + 해외 동시 노리기

한국의 인디 음악을 듣는 층이 해외에 의외로 있습니다. 물론 그들 모두가 충실한 구매자가 되어줄지는 의문이지만, 최소한 해외의 팬들 중 구매력이 있는 사람이 느끼는 가격 저항은 한국에 비해 극히 낮죠. 정말로 안팔리는 한국보다는, 해외가 그나마 팔릴 확률이 조금이나마 높습니다.

이럴 경우 개인적인 추천 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00%는 아닙니다.)
CD 만들어 -> 향뮤직에 꽂기. : 모종의 루트를 통해 해외에 판매되어 나갑니다.
밴드캠프 등을 이용 자체 판매 구축 : '직접 판매'. 얼마나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셋팅은 무료.
튠코어(Tunecore) / 씨디베이비(CDbaby)를 이용 아이튠즈 / 아마존 / 랩소디 등에 남품 : 비용 등의 조건이 다르니 조사는 셀프.
물론 이걸 했다고 다 되는건 아니고, 홍보는 셀프. Indieful ROK 등에 인사 다니는건 필수, last.fm에도 스트리밍 프리로 올리는거 추천. 그 외에도 해야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닌...

굉장히 힘든 일 맞습니다. 일단 영어 장벽은 생략한다 쳐도, 홍보는 셀프가 보통 큰 일이 아니니까요. 유통 단계에서 수익이 많이 까이는 이유 중 하나가 홍보 때문이기도 합니다. 결국 직접 하려면, 저 빡센 것도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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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음악에 대해 적었지만, '게임'도 어느정도 비슷비슷 합니다.

Comments

익명
2010-11-07 16:18:01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10-11-07 17:22:35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10-11-08 11:18:03

비공개 댓글입니다.

익명
2010-11-16 22:02:56

비공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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