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러시(Kingdom Rush)]는 다들 아실겁니다. 아머 게임즈(Armor Games) 스폰서를 통해 플래시로 발매되어 굉장한 유명세를 얻고 아이폰으로도 나온, 심지어 KGC에 강연하러오기까지 한 엄청난 게임이죠. 3인으로 구성된 우루과이(Uruguay)의 아이언하이드 게임 스튜디오(Ironhide Game Studio)의 게임입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 있습니다.

최근 아머 게임즈 스폰서를 통해 [인커젼(Incursion)]이라는 게임이 나왔습니다. [킹덤 러시] 중 '병사 소환'만 따와 잘 다듬어 만든 잘 만든 게임입니다. 아직 Pig-Min에서 리뷰를 쓰지는 않았지만 게임 굉장히 괜찮으니 아머 게임즈 가서 꼭 해보세요.

[인커젼]은 분명히 [킹덤 러시]의 영향을 받은 게임입니다. 해보면 그냥 알 수 있고 크레딧에 영향받은 게임이라고 적어놓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면에서 [킹덤 러시] 느낌이 납니다. 그냥 영향받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뿌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 그렇다고 표절이나 도용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같으면서도 다른 시스템이고, 그래픽 스타일도 비슷한 느낌은 주지만 분명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느낌은 어디서 나는 걸까...

정답은 크레딧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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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커젼]의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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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러시]의 크레딧.

스크린 캡쳐에서는 작아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만, 게임을 켜고 확인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외주 4곳 중 3곳이 동일합니다. 음악 (아르헨티나) / 성우 (미국) / 내러티브 점검 (우루과이) 부분이 완전히 같습니다.

그래서 [인커젼]을 만든 개발사 부블릭(Booblyc)이 같은 우루과이 회사고 혹시 친한덴가 짐작을 했었습니다. 홈페이지 가보면 아무 정보가 없습니다. 개발에 참여한 2명의 이름을 구글링해봐도 참여한 다른 게임들만 나올 뿐 마땅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후이즈를 쳐봤습니다. 도메인이 우크라이나(Ukraine)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확인을 위해 메일을 보내 물어봤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맞습니다. 우루과이는 남미 아주 아래쪽인데,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 - 몰도바 근처의 동유럽입니다.

이건 매우 흥미롭고도 놀라운 일입니다. 비교적 자주 만나는 근접거리의 영향을 받은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거의) 지구 반대쪽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물론 [킹덤 러시]는 너무 유명한 게임이라 누구라도 해보고 영향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주맡기는 곳 까지 철저하게 따라한다는 것은 선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국가에 나누어 외주줬다는 것도 흥미롭고요.

어쩌면 이게 인터넷 세계의 인디가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향받아 만들며 외주까지 똑같이 따라감은 물론, 또한 외주를 각 국가에 흩어진 프로들에게 맡겨서 받아와 조립해 내놓는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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