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얘기해둘 것은, 저에게 판매량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아날로그 : 어 헤이트 스토리(Analogue : A Hate Story)]의 한국어판 한국내 홍보와 [슈가 큐브 : 비터스위트 팩토리(Sugar Cube : Bittersweet Factory)]의 홍보 등에 관여하고 있지만, 판매량이나 지역별 판매량 등은 문의해 전달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등 국가별로 스팀에서 판매 집계가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해당 차트를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직접 겪거나 확실히 알고 있는 얘기 외에는, 추정으로 적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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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팀은 오래전부터 국가별(지역별)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건 다들 알고 계시곘죠. 그래서 국가별 다른 가격 설정을 하는 경우가 있고최근 러시아 - 브라질에 현지 화폐를 받으며 좀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을 시작했는데, 그 전에도 유럽에는 유로화로 결제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달러와 유럽의 유로화가 환전해보면 가격이 다르다는 불평이 오랫동안 있었죠. 최근에는 그런 불만을 별로 올리지 않지만, 스팀 언파워드(Steam Unpowered)가 처음 생긴 이유가 바로 '유럽 가격이 더 비싸!' 때문이었습니다. , 지역 제한(Region Block)으로 게임을 안 팔기도 합니다. 이미 세계를 나누어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스팀 서비스 내부에서 국가별(지역별)로 나누어 판매량도 측정하고 있다 봐도 좋을겁니다. 그런 세부 자료를 스팀이 안보여준다면 알 수 없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스팀이 보여준다고 해서 배급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알게 되느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저에게 판매량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권한이 없고, 그래서 물어봐야 알게 됩니다. 메이저 회사는 더 심할거라고 봅니다. 특히 전세계 국가별 판매 차트 같은걸 항상 공유하면 너무 잡다하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장은 '아시아' 같은 큰 덩어리로 정리해 공유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일반적인 경우 이럴때도 '일본'은 별도로 치는데, 스팀 등의 서양 게임은 일본에서 세력이 약한 편이므로, '일본'도 묶어서 '아시아'로 계산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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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한국어화)에 대해 스팀에서의 판매량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글화의 주체가 본사냐 / 한국의 패키지 퍼블리셔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본사가 한글화의 의지가 있어서 한다면 한국의 패키지 퍼블리셔가 딱히 반대할 일은 없으니까... 그냥 하면 되는 거겠죠. 그럴 경우 패키지로 사건 스팀으로 사건 한국어가 나올 겁니다. 스팀에서 일정 이상 팔리면 본사는 땡큐, 그냥 스팀 판매량 보고 한국어 넣으면 되는거죠.

문제는 본사에게 의지가 별로 없고 한국의 패키지 퍼블리셔가 하고 싶을 때. 스팀에서 판매된 게임은 패키지 퍼블리셔와 상관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패키지 퍼블리셔가 자신들의 시간과 돈이 들어간 한국어 옵션을, 자신들과 상관없는 비지니스에 줄 이유가 없죠. 오히려 패키지 퍼블리셔에게 스팀같은 디지털 유통망은 강력한 적이 됩니다. 스팀에서 산 만큼 패키지는 안 팔릴테니까요. 굳이 적에게 칼을 줄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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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확실한 점은 한국에서의 판매량은 전 세계 판매량에 비해 엄청나게 적은 숫자라는 것입니다. 물론 3-4년전에 비해 한국에서도 스팀을 쓰는 사람들이 늘었고, 제리얼넷같은 구매대행 사이트까지 어느정도 장사가 될만큼 많은 양이 팔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스팀 사용자 절대 수치는 분명히 늘었고, PC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 스팀 사용 비율도 높을 겁니다. 그래도 한국어로 스팀을 쓰는 사람 비율은 2012/10 기준 전세계의 1.37%입니다.http://store.steampowered.com/hwsurvey 해당 survey중 language를 클릭하면 Korean 등 언어별 비율이 나옴. 이 수치는 전체 스팀 사용자가 아니라, 일종의 설문조사같은 과정을 통해 '동의'한 사람들의 스펙을 보여주는 페이지이긴 합니다. 한 번 동의하면 영원히 가져가는지 / 동의할때만 가져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충 보면 1.37% 정도 팔릴것도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을것 같고... 아무래도 한국에서 미국 게임값 비싼건 사실이기 때문에, 정가 구입 비율은 좀 낮은 대신 / 세일 구입 비율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이저 회사의 본사는 고민하겠죠. 이 적은 비율의 한국어 사용자를 위해 한국어화를 할지 안할지. 기꺼이 해주는 회사도 있고 아닌 회사도 있습니다. 본사에서 해주면 패키지 퍼블리셔도 부담없이 그냥 받아주면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어판 QA에 참여할지도 모릅니다.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본사가 해주지 않지만 패키지 퍼블리셔가 꼭 해야겠다면? 스팀에서 직접 팔리는 게임은 다 적이 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 시장 자체가 작고 당연히 패키지 퍼블리셔의 힘도 작기 때문에, 스팀에서 지역 제한을 둬서 디지털로 사지 못하게 한다던가예외적으로 [풋볼 매니저] 같은 게임들은 '한국에서 패키지는 살 수 있지만 / 스팀에서는 사지 못한다'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아예 별도의 퍼블리셔로 스팀에 등록한다스팀에서 '지역별 다른 퍼블리셔' 기능을 제공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미국은 THQ가 팔고 / 한국은 다른 회사가 판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본 것입니다. 같은 방법이 힘들거나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스팀은 PC 패키지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XBOX360 - PS3같은 콘솔 패키지 퍼블리셔와도 경쟁을 하게 됩니다.스팀이 디지털 유통 상당수를 잡아먹은건 사실이고, 패키지는 몰라도 디지털 유통만큼은 확실히 세계적으로 많은 포션을 잡아먹었습니다. 2011년 XBLA 판매량이 극적으로 줄었는데 그 이유가 스팀의 약진 때문이라고 봅니다. XBLA 출시 후 스팀으로 넘어오는 홀드백 기간도, [어썸너츠(Awesomenauts)] - [마크 오브 더 닌자(Mark of the Ninja)] - [데드라이트(Deadlight)]에서 볼 수 있듯 굉장히 짧아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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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대충 이렇습니다.
- 스팀에서 한국 판매량을 보여주냐 아니냐는 사실상 크게 중요한게 아니다.
- 스팀에서 한국 판매량을 보여준다해도, 배급에 관련된 모두가 그 사실을 알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
- 한국의 패키지 퍼블리셔가 한글화를 주도했다면, 스팀 등의 판매량은 적이 된다.

한 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결국 한국 시장이 작아서다.

Comments

익명
2013-02-18 20: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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