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Pig-Min과 함께 '[오디오서프] 즐겨주기'를 진행중인 제리얼넷의 주인 임제리얼씨는, 이바닥 최고최강의 관심종자입니다. 어느정도의 관심종자냐면 자신에 대한 엔하위키 항목 등재 및 업데이트를 공개적으로 권장할 정도입니다. 관심종자가 갈 수 있는 최고의 위치는 권위있는 매체의 인터뷰입니다. 그래서 제가 땄습니다.

인터뷰 들어가기 전에 몇 부분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환율
제리얼넷은 외환은행 환율을 계산에 사용중입니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환율은 '매매기준율'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구입할 때는 그보다 20원 이상 높은 '현찰 살때'를 적용하고 거기에 카드사의 해외 구입 수수료가 어느정도 붙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보이는 환율보다는 좀 더 높은 가격에 결제를 해옵니다.

2. 세금
제리얼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매출을 제대로 신고하고 있습니다. 종합소득세는 물론, 부가세도 내고 있다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부가세는 매출의 10%라서 굉장히 큽니다. 이 부가세도 환급받을 수 있다면 받을텐데, 스팀에 지불하는게 환급받기 힘들테니 거의 그냥 지출되고 있을거 같습니다. 세무사 상담을 받아보시면 달라질수도 있으니 소개받아 만나보시길 권하는데, 이미 만나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3. 리셀러(재판매자)
당연히 스팀의 공식 리셀러가 아닙니다. 한국 대상으로는 그런 제도 자체가 아직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캐시 카드를 소매상 통해 작년부터 판매하고, 미국은 게임스탑 독점으로 스팀 월랫 판매를 시작해서, 러시아나 미국에서는 그들을 리셀러로 볼 수 있겠지만.) 일반 고객이 구입하는 가격보다 싸게 구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공식 리셀러 제도가 생기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스팀 구매대행 사이트들의 가격에 일대 변혁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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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특히 제리얼(Zerial)이라는 닉의 유래도 궁금합니다. 베리얼(Berial)에서 따왔을거 같은데...

게임을 많이 좋아하는, 자기어필에 미친 20대 청년 임재연 (Jaeyoun "Zerial" Lim)입니다. 시쳇말로는 관심병 종자라고 하던가요? 하하!

제리얼 닉네임의 유래는...음...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입니다. 부끄럽거든요.
사용한지는 10년이 좀 더 됐나 덜 됐나 그럴거고, 이제는 이름인지 닉네임인지도 헷갈릴 정도로 여기저기에 많이 사용합니다. 이를테면 시험지 맨 위의 [이름]칸이라든가...


2. 제리얼님은 이상한(?) 공간 제리얼넷을 운영중입니다. 본인 소개에 따르면 제리얼넷은 한국 최초의 스팀 구매대행 사이트인데, 사실 구매대행 사이트는 제리얼넷 전체의 일부입니다. 샵은 거대한 세계(?)의 일부일 뿐이란 이야기입니다. 이런 형태의 공간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요?

제리얼넷이라는 홈페이지 자체는 "제 개인 홈페이지" 입니다. '스팀 구매대행 업체 제리얼넷' 은 사실 '제리얼넷의 일부'로 기획된거죠. 실제로 포탈(?)에 들어가보면 제 블로그도 있고, 잠깐 하다 접은 방송 링크도 무늬만 남아있습니다. 제 이름으로 된 도메인을 가지고 싶었을 뿐이고 - 언젠가는 제리얼넷에서 구매대행 말고도 다른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합니다만, 지금 현재는, 제리얼넷 = 스팀 구매대행사이트 일 뿐이네요. 이 때문에, 심지어는 제리얼넷이 아니라 "제리얼"을 "스팀 구매대행사이트"와 동치로 놓는 분이 많아서 슬픈 제 '이름'이 Zerial입니다.

그 때문에 원래 도메인은 Zerotime48 . com . ne . kr 라는 완연한 개인 도메인이었구요 (현재는 데이터를 전부 삭제하였습니다) 이후 타 업체가 '스팀'이라는 문구를 포함하여 '업체'의 형태를 띄기 시작하기에, 저도 '제로스팀'이라는 도메인을 잠깐 사용했습니다만, 짝퉁같아보이고 영 마음에 안 들더라구요. 뭐 어차피 애초에 컨셉도 컨셉이었고, 스팀이라는 이름이 안 들어가면 어떤가, 라는 생각에, 제리얼넷에 합병해버렸습니다.


3. 제리얼님은 대전의 카이스트(Kaist) 학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이스트는 수많은 벤쳐가 만들어지는 창업의 산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IT 회사를 차려 펀딩 받고 키워 주식 상장해 M&A로 엑시트하는 방식을 취할텐데, 제리얼넷은 '전혀' 그런 쪽이 아닌걸로 보입니다. 뭔가 다른 의지와 의도가 있는 걸까요?

처음에는 이걸 이렇게 키울 생각까지는 없었습니다.

구매대행은 네이버 에펨포나 디씨인사이드 등에서 결제를 대행해준다고 하고 돈만 먹고 튀는 사기꾼들이나, 바가지를 씌우는 사람들을 보고 "저 사기꾼들을 없애려면 누구 한 사람이 나서서 고정적으로 해 주면 된다" 라는 생각에 시작했구요, 꾸역꾸역 커지다보니, 정신차려보니 사업자등록증도 냈더라, 라는 형태라서, 딱히 어디서 창업지원을 받을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벤처기업의 형태...는, 아무래도 제 '사업'은 형태가 형태인지라 어떤 학과에도 어울리질 않아서, 지원을 받을 생각을 했더라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었을 듯 하네요.

다만 게임을 좋아하고 능력 있는 친구들이 많아서, 각종 부가기능 - 스팀의 정보를 자동으로 긁어온다거나 하는 - 을 개발하는데에는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향후 개발&발전도, 수익성보다는 "좀 더 많은 게임을 더 많은 사람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데 일조할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도 괜찮은데 자꾸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취급분야를 늘리는 것도, 그의 일환이죠.


4. 실물 상품의 구매대행 사이트는 많고 경쟁도 치열합니다. 최근에는 아마존(Amazon)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미국 주소로 받아서 한국으로 제법 싸게 보내주는 서비스까지 성황입니다. 제리얼넷은 실물이 아닌 디지털 유통의 게임을 구매대행하고 있습니다. 실물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좀 있을거 같은데 그에 대한 개인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나서의 일이 있죠. 아무래도 '원래 사업으로는 생각이 없었던 상태'에서 나중에 사업자등록증을 내다 보니, 관할 세무서에서 조사가 들어오더라구요. 뭐 저도 탈세같은건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성실이 조사에 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업종을 "구매대행"으로 등록하려면 "물류창고의 등기"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창고가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사업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디지털상품을 취급할 뿐이라, 물류창고라는게 존재하질 않는다고 설명드렸더니 "그런 업태는 처음 듣는다"고 하시더군요. 이 사업의 형태를 설명하는데만도 꽤 고생을 했습니다^^;;; 잘 이해해주신 덕분에 '좋게' 해결이 되었죠.

디지털 상품을 구입하는 형태를 고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고역입니다. 실제로 아직도 열건 내지 스무건 중에 한두건은 꼭 아래와 같은 메모가 붙어 오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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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지 열흘이 넘었는데 택배는 커녕 송장번호 조회도 안 된다며 신고하겠다고 노발대발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 그럴때마다 설명하는 것이 이골이 나서 이제는 아예 고정멘트 " 제리얼넷에서 취급하는 모든 상품은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판매되며, 어떠한 상품도 택배로 발송되지 않습니다. " 가 생겼을 지경입니다. 심지어 주문서 작성시에 고객 주소 입력창도 없애버렸는데도 이런 오해가 계속되더라구요 ^^;;

실물을 취급하지 않다보니 "우습게 보이는"것도 있습니다. 고작 마우스 클릭질 몇번으로 쉽게 돈을 번다느니, 바가지를 씌운다느니 하는 소리죠. 대부분 네이버에서 계산한 환율을 그 '증거'로 들이미는데... 해외결제시 적용되는 환율이 계산기와는 다르다거나, 사업자라서 부가가치세가 붙는다거나 하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5. 해외 사용 신용카드/체크카드가 있다면 스팀에서 게임을 지를 수 있습니다. 페이팰(Paypal)까지 물려쓰면 훨씬 편해지죠. 비교적 쉽고 간편하게 지를 수 있는 편이라 스스로 지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구매대행 사이트가 운영된다는게 이해가 힘들 수도 있는데요. 사실상 엄밀히 말하면 구매대행이라기보다 결제대행일 수 있습니다. 주로 어떤 고객들이 왜 사용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개편 이전까지는 회원가입시 주민등록번호를 받았습니다. 기본 기능을 그대로 쓴 결과죠. 그랬더니 가입자 연령 통계가 잡히더라구요. 통계를 보면, 제리얼넷의 주 고객은 14세 전후또는 40세 전후로 확인이 되더라구요. 해외결제나 은행 이용에 서투르거나, '겁을 먹은' 학생들이 주 고객층이라고 생각됩니다. 구매대행을 굳이 이용할 필요 없이, 직접 구입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죠.

그 외에도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하기 위한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해외결제는 특정 카드로만 가능하다보니, 해외결제가 되지 않는 카드만 가지고 계신 분들이나, 문화상품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이용하시기도 합니다.

스스로 구입하시는 분들이, "이까짓 것"을 가지고 이익을 취하는 것을 백안시하는 경우도 많은데...솔직히 좀 답답한 심정입니다.


6. 제리얼넷 트위터를 보면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데, 홍보와 판매가 걱정이시라면 제리얼넷에 문의해주세요. 전폭 지원을 약속드립니다!'는 내용이 봇을 통해 올라옵니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서있는 상태인가요, 심정적으로 그냥 도움을 주고 싶은 정도인가요?

심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정도, 가 정확할 겁니다.

물론 기능적으로도 지원이 가능은 합니다 - 제리얼넷 계정을 통해 구입인증을 한다거나 (지금의 마인크래프트처럼), 판매를 대행하고 구매대금을 전달한다거나, 아니면 단순히 트위터 등을 이용해 홍보해드리는 것 정도는 지금도 가능하죠.

하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제리얼넷에 컨택해오시는 분은 없었구요, 다만 제 눈에 관련 소식이 띄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 - 킥스타터 등 - 하고는 있습니다.


7. 사실상 스팀 결제대행 사이트들은 미묘하게 그레이(Grey) 영역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밸브가 스팀 코리아를 차리지 못하는 이유는 어찌 보자면 게등위와 실정법 등의 문제일 수 있고, 만약 그 부분이 해결된다면 밸브가 직접 원화 결제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역으로 이에 대한 애매한 부담을 결제대행 사이트들이 안고가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신지요? (나중에는 스팀의 공식 리셀러같은걸 추친해본다던가?)

스팀 코리아, 정확히 말하면 "스팀아시아" 가 있었죠. 밸브의 한국 지사였고, 한창 카운터스트라이크가 붐일 때 PC방 관련 사업을 하던 곳입니다만... 이미 수년 전에 사업을 철수한 상태입니다. 법규보다도, 수익이 안 나온다는게 이유였죠. (철수 당시 게등위는 페이퍼플랜조차도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어 고객지원을 신설하고 STS를 통해 적극적으로 Steam의 한글 서비스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국내 법인이 없이는 가장 중요한 '결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건 변하지 않습니다. 현재 밸브와 다양한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 넥슨 - 도 스팀의 게임을 직접 공급하는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때문에 당장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것은 없습니다.

다만 희망사항이라면, 말씀하신 대로, 공식 파트너쉽을 맺고 제리얼넷이 '스팀 코리아'가 되는 것, 이겠네요. 이익을 십원도 안 주더라도 원화 직접 결제를 하는데 제가 도움이 된다면 참여할겁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제리얼넷의 운영 최고원칙은 돈이 아닙니다.


8. 제리얼넷 사상 베스트셀러 5개, 임제리얼 본인이 추천하는 게임 5개, '내가 업자지만 이걸 팔면 죄책감이 든다' 싶을 정도의 별로인 게임 5개 소개와 짤막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다섯개 너무 많다! 3개씩만 가죠!

베스트셀러

1. Garry's Mod : 소스엔진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만지작거리는' 재미를 추구하는 많은 분들이 저렴한 가격에 지금까지도 찾고 계십니다. 초기에 제리얼넷을 널리 알리는데에도 일조했습니다.
2. Portal 2 : 할인만 하면 수십개씩 주문이 몰리는 통에, 제리얼넷 초기에는 문제도 많이 생겼습니다;
3. Team Fortress 2 : 지금도 구입하려는(?)사람들이 많습니다

추천게임 (위와 중복 없이)

1. Batman Arkham City : 2011년 GOTY를 못먹은 이유를 알 수 없다! 라고 외치는 저는 콜렉터에디션까지 샀습니다.
2. Modern Warfare 2 : 영화같은 연출(어디까지나 영화같은)에 지금도 가끔 다시 플레이합니다.
3. World in Conflict : 멀티플레이는 고인입니다만, 싱글플레이는 지금 해도 끝내줍니다!

팔기 미안한 게임

0. Duke Nukem Forever
1. Duke Nukem Forever
2. Duke Nukem Forever : 설명 생략해도 되죠...?
3. 그 외에 수많은 쿠소게임이 있지만 DNF만하지는 않네요...P모게임...과 비슷한 수준의 게임이 많음...


9. 한국 게임계에 대한 고견 부탁드립니다.

시장이 작네 어쩝네 하면서 국내 게이머들에 대한 서비스가 아주 꾸리꾸리한게 개인적으로 매우 불만입니다. 이를테면 한글화를 안 해준다거나, 하는거요. 동시에, 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계층이 게임을 '구입'하려는 생각이 별로 없는 것도 정말 슬픈 일입니다. 정책에 치이고 인식에 치이고 시장에 치여서 허덕허덕대는 한국이지만, 그래도 충분히 저력도 있고, 매력도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낙관적인가요?


10.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어주신 분들께 한 말씀 남겨주십시요.

좋은 게임은 사서 플레이하세요! 사서 친구에게 선물도 하세요! 더 많은 게임을 더 즐겁게 즐겨 주세요! :) 그리고 거기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s

익명
2012-11-23 10: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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